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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과 오마주, 그리고 패러디의 모호한 경계

다양성이 있는 세상에서 창작물에 대한 존중

여러분은 표절, 오마주, 패러디라는 단어들을 들어보셨나요? 혹은 이 세 가지 단어들의 차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계신가요? 생각보다 이 세 단어들의 경계와 차이는 상당히 애매해서 막상 설명하려니 헷갈리는 경우가 많죠.
각각의 용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의도와 목적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오늘은 이 모호한 세 가지 단어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표절 오마주, 패러디 논쟁은 영화, 패션, 음악, 디자인 및 예술 등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늘 끊임없이 다루어지며, 해당 단어들의 개념과 경계는 창작의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논의 주제입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음악을 들을 때나 영화를 볼 때, 혹은 옷을 살 때 ‘이거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혹은 ‘이 음악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지 않으셨나요?
이렇듯 이제는 ‘이 세상에 더 이상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창작물들이 많은 세상이죠. 수도 없이 다양한 영화, 의류, 음악, 디자인 등이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원작과 은근히 비슷하거나 대놓고 똑같은 작업물들 또한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심혈과 애정을 쏟아 만들어낸 원작자의 소중한 창작물을 별다른 노력 없이 베껴버린다면, 원작자는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박탈감이 엄청나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행위는 비겁한 도둑질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세상에 살고 있는 만큼 원작자의 가치와 작품, 아이디어를 존중해야 합니다. 작품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표절이고 오마주인지, 그리고 패러디인지 정확히 구별할 수 있어야겠죠?
그럼 먼저 각 단어들의 의미와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표절 Plagiarism (어…? 이거..?)
가장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개념입니다.
타인의 창작물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발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창작자의 허락 없이 그의 작품을 베껴 사용하며,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원작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저작권법에 위반되는 행위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마주 Homage (어! 이거!)
원작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특정 작품의 요소를 차용하여 새로운 창작물에 포함시키는 행위입니다.
이는 원작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영향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합니다.
원작의 영향을 명확히 드러내며, 이를 숨기려 하지 않습니다.
패러디 Parody (엌ㅋㅋㅋ 이겈ㅋㅋ)
원작을 변형하거나 풍자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것입니다.
원작의 일부 요소를 흉내내어 유머러스하게 변형하며, 원작에 대한 비판이나 풍자를 담고 있습니다.
원작의 존재를 명확히 드러내며,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위 세 가지 단어에 대해서 정리를 해봤는데요, 감이 좀 오시나요?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하실 수 있게 ‘어, 이거?’라는 문장로 재미있게 표현한 예시가 있어 가져와 봤는데, 팍 이해가 되시나요?)
사실 각 특징에 차이점은 있으나, 표절에 대한 판단은 결국 창작자의 ‘의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판단 여부가 객관적이지 않고 상당히 추상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 법률에는 표절의 기준에 대한 정의가 없다고 해요. 그만큼 표절의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모호해 피해 사례가 있어도 원만히 해결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표절 여부를 저작권법,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판단하고 처벌하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상표가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일어났던 표절과 오마주, 그리고 패러디 이슈들을 몇 가지 다뤄보면서 마무리 해볼까요?

사례를 통한 구체적인 이해

솔비 & 제프 쿤스 ‘Play Doh’ 케이크 사건
가수 겸 아티스트인 솔비가 SNS에 케이크를 만드는 것에 푹 빠졌다고 밝히며 사진을 게재했다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그녀가 만든 케이크의 디자인이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Play Doh’ 작품과 상당히 비슷했으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저만의 방식’, ‘실험적’, ‘주문도 받아요’ 등 자칫 ‘나의 창작물’ 이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표절 논란이 터진 것입이다. 결국 게시글의 내용을 제프쿤스의 ‘Play Doh’ 작품에 영감을 받은 것이며, 따로 판매는 할 생각이 없었다는 등 다소 모호한 발언으로 게시글의 내용을 수정 및 해명하며 애매하게 사건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솔비는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Play Doh' 작품을 연상시키는 케이크를 제작했어요. 그녀가 이를 자신의 창작물로 주장하려 한 부분이 논란이 되었으며, 이는 표절로 인식될 수 있는 사례입니다. 그러나 솔비가 제프 쿤스의 작품에 대한 영감을 인정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면 오마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 MMY & BAPE와 NIKE
패션 브랜드 MMY(Maison MIHARA YASUHIRO)는 반스 어센틱, 아디다스 슈퍼스타, 나이키 에어포스, 컨버스 등 시그니처 스니커즈 디자인을 오마주하여 MMY만의 감성을 더한 새로운 창작물로 유명해졌습니다. 반면, 패션 브랜드 BAPE는 나이키의 에어포스, 에어 조던, 덩크 스니커의 디자인을 그대로 복사해 나이키의 로고 ‘스우시’를 제거하고 그들의 스타일로 변화를 주어 판매해왔으나, 최근 나이키가 상표권 침해로 BAPE를 고소했습니다.  MMY는 유명한 스니커즈 디자인을 오마주하여 새로운 창작물로 재해석한 반면, BAPE는 나이키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복사하여 사용했습니다. MMY의 경우는 창작의 일부로 존경을 표하는 오마주로 볼 수 있으나, BAPE의 경우는 나이키의 상표권을 침해한 표절에 해당될 수 있어요.
‘오징어 게임’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에 대한 과한 패러디
한때 세계적으로 뜨거운 열풍을 불러일으킨 ‘오징어 게임’의 드라마 속 일부 내용에 대한 복선과 암시를 담은 ‘네모, 세모, 동그라미’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이 예능, 광고, 인쇄물 등 다양한 매체에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패러디 콘텐츠가 과하게 생겨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는 긍정적 이미지를 창출하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을 다양한 매체에서 패러디한 사례에요. 원작의 특정 스타일을 코믹하게 변형한 것이므로 패러디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패러디의 과도한 사용은 원작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해요.
애플 & 브라운
애플(Apple)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였던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는 애플 제품을 디자인하면서 브라운 사(Braun)디터 람스(Dieter Rams)의 디자인에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1958년 출시된 브라운 포켓 라디오를 오마주하여 아이팟을, 1962년 출시된 브라운 컴퓨터를 오마주하여 애플 데스크탑을, 1960년 출시된 브라운 LE1 스피커를 오마주하여 아이맥을, 1978년 출시된 ET44 전자계산기 디자인을 오마주하여 현재의 애플 계산기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는 브라운 사의 디자인에 영감을 받아 여러 제품을 디자인했습니다. 이는 원작에 대한 명확한 존경의 표시로, 오마주에 해당해요. 조나단 아이브는 브라운의 디자인 철학을 존중하며, 이를 새로운 창작물에 반영했어요.
음악계 대표적 표절 논란
밴드 비틀즈(Beatles)조지 해리슨(Gorge Harrison), 영화 ‘Ghostbusters’의 OST를 제작한 레이 파커 주니어(Ray Parker Jr.), 퍼프 대디(Puff Daddy)‘I’ll Be Missing You’ 샘플링, 밴드 오아시스(Oasis)‘Don’t Look Back In Anger’ 등 음악계에서도 샘플링과 기존 음악 리프의 사용, 멜로디 유사성으로 인한 표절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조지 해리슨, 레이 파커 주니어, 퍼프 대디 등의 음악가들은 기존 음악의 멜로디나 리프를 차용하여 새로운 곡을 만들면서 표절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이는 원작자의 허락 없이 기존 창작물을 사용한 사례로, 표절에 해당할 수 있답니다.
표절과 오마주, 패러디에 대한 의미와 특징을 숙지한 후 몇 가지 사례들을 보니 어떤 것이 표절이고 오마주, 패러디인지 구별이 어느 정도 되는 것 같죠?
창작물에 대한 표절과 오마주, 패러디에 대한 경계는 마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것처럼 판단 요소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 저작권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임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애플의 전 CEO였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라고 했으며, 나는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단편적으로 보면 ‘그럼 스티브 잡스는 표절을 대놓고 한다는거야..?’ 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저는 스티브 잡스는 이미 디자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을 인지했으며, 기존의 아름다운 디자인에 자신의 철학 및 가치를 추가하거나 재해석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즉 ‘오마주’의 진정한 가치를 말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처럼 표절, 오마주, 패러디의 경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창작물의 보호와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데 필수적이에요. 각자의 의도를 명확히 하여 창작물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작의 세계에서 이러한 경계가 지켜질 때, 우리는 더 풍부하고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거에요!

AJ

Content Creator, BX Team
디자이너는 늘 궁금하다, 고로 디자이너는 존재한다.